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4일(현지 시각) 열린 독일 총선에서 33.0% 득표율로 연방 하원 총 709석 가운데 246석을 차지하면서 제1당에 올랐다. '무티(Mutti·독일어로 엄마라는 뜻)'라고 불리는 메르켈은 총리 4연임(連任)을 사실상 확정해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헬무트 콜 전 총리(1982~1998년 재임)와 함께 '역대 최장(16년) 총리'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기민·기사연합은 친기업 성향인 자유민주당(FDP) 등과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계획이다.

24일(현지 시각) 열린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5일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 당사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으며 웃고 있다. 이번 승리로 메르켈 총리는 4연임(連任)에 성공해 자신의 정치적 스승 헬무트 콜 전 총리와 나란히‘역대 최장(16년) 총리’반열에 올랐다.

[메르켈, 4연임 성공했지만 '극우 득세'로 국정운영 쉽지 않을 것]

그러나 기민·기사연합이 얻은 33.0%의 득표율은 1949년 1대 총선(31.0%)에 이어 역대 둘째로 낮았다. 2013년 총선 때의 득표율 41.5%에 비해서도 8.5%포인트 떨어졌다. 기민·기사 연합과 함께 독일 정계를 양분했던 사회민주당(SPD)도 역대 최저인 20.5%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12.6% 득표율로 94석을 획득해 제3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전후(戰後) 나치 잔재 청산을 역사적 사명으로 여겼던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주요 정당으로 등장한 것은 68년 만에 처음이라고 독일 DPA 통신이 보도했다.

극우 정당 등장과 낮은 득표율 때문에 메르켈 총리의 향후 국정 운영이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메르켈에게 '쓰고도 달콤한' 승리"라고 했고, 영국 BBC도 "(선거 결과가) 메르켈 총리에게 닥친 재앙"이라고 했다.

현 메르켈 3기 정부에서 기민·기사 연합과 대연정을 구성했던 사민당은 "다음 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독일 공영방송 ZDF는 "대연정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기민·기사 연합과 자유민주당·녹색당이 함께하는 연정이 유일한 대안으로 남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