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광석씨가 생전에 딸 서연양과 함께 찍은 사진. 그는 딸을 위한 자장가를 앨범에 수록할 만큼 딸 사랑이 남달랐다.


가수 고(故) 김광석 씨의 딸 서연양이 사망한 시점(당시16세)이 10년 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경찰이 김씨의 부인 서해순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김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1996년 1월 26일 자택에서 숨진 김씨에 대해 "우울증에 시달려 자살했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가족과 팬들 사이에선 타살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 김씨의 장모이자 부인서씨의 어머니인 주모씨(84)는 "사위인 광석이의 죽음은 자살"이라며 "딸(서씨)은 광석이의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씨는 김씨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던 1996년 1월 6일 상황을 전했다.

주씨는 "그날 새벽 2, 3시쯤 딸이 전화를 걸어 '엄마!' 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불안한 마음에 택시를 잡아타고 딸 부부 집으로 황급히 갔다"며 "도착해 보니 광석이와 딸은 안 보였다. 손녀(서연 양)가 혼자 잠들어 있었고 딸 부부 집 바로 옆에 살던 아들(서씨 오빠)의 동거녀가 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아들 집에 찾아와 문을 두드리며 '오빠!'라고 울부짖자 아들이 불이 난 줄 알고 속옷 차림으로 급히 뛰어갔는데 광석이가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주씨는 김씨가 불안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광석이가 죽기 몇 달 전부터 밤마다 부엌에 있던 식기를 자주 깨뜨려 가정부가 아침마다 치우느라 곤욕을 치른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서연양도 그릇을 사려는 서씨에게 "어차피 아빠가 다 깰 건데 뭐 하러 사느냐"고 말했다고 주씨는 전했다. 또 김씨가 숨지기 바로 전날 처가로 전화를 걸어 "장모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했는데 산책 중이라 통화를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의 형 김광복씨는 "광석이가 사망 전 우울증을 앓은 적이 없고 우울증 약을 복용한 사실도 없다"며 "평소 작은 것도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던 광석이가 유서를 남기지 않은 점은 자살이 아닐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사망 전날 장모에게 전화해 이혼 결심을 통보하려 했다는 게 당시 매니저의 증언"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