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안허스키가 비숑프리제의 목과 머리부분을 물고 흔들고 있다.

최근 서울 노원구의 한 애견 카페에서 작은 개가 큰 개에게 물려 죽었다. 개 주인이 "물어 죽인 개도 죽여야 한다"고 요구해 견주와 애견 카페 주인 사이에 다툼이 생겼고, 결국 피해를 본 개 주인이 협박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21일 밤 한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랑하는 애견이 애견 카페에서 도살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분 34초 분량의 CC(폐쇄회로)TV 영상을 함께 올렸다. 지난달 28일 오전 촬영된 이 영상 속에는 시베리안허스키 한 마리와 흰색 작은 개 세 마리가 나온다. 작은 개(종류는 비숑프리제) 옆으로 시베리안허스키가 다가가더니 목과 머리 쪽을 물고 5초간 흔들었다. 비숑 프리제는 최대 키 30㎝, 몸무게 3~5㎏ 정도다. 시베리안허스키는 최대 키 60㎝에 몸무게가 30㎏까지 나간다. 사고를 당한 개는 목이 꺾인 채 버둥대다가 급히 달려온 애견 카페 종업원에게 들려 나갔다. 작은 개는 두개골이 부서지고 과다 출혈로 죽었다.

이 영상이 논란이 되자 애견 카페 측이 22일 소셜 미디어에 해명 글을 올렸다. "(개 주인이) 무조건 시베리안허스키도 죽여야 한다고 했다. 사건 다음 날 오후 8시에 개 주인이 형과 함께 망치를 들고 찾아왔다. 사람을 풀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중국 동포도 매일 (집으로) 보내겠다고 했다"며 "결국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경찰을 불렀다"고 했다. 자신을 허스키 주인이라고 밝힌 사람은 인터넷 게시판에 "사고 다음 날 사과하러 갔는데, 개 주인이 허스키를 망치로 죽여버리고 보상을 이야기하자고 했다"고 적었다. 결국 작은 개 주인이 업무방해와 협박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견주가 둔기를 상 위에 올려놓고 욕설과 고성을 지르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연행했다"고 말했다.

개 주인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두 달 전 유산을 한 아내를 위해 반려견 한 마리를 입양해 자식처럼 키웠다"며 "애견 카페 사장이 '단순한 사고이니 개값을 물어주겠다'고 한 말에 가장 화가 났다"고 했다. 그는 "허망하고 분하고 그렇게 간 반려견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