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與圈)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위해 18일 몸을 바짝 낮춘 결과, 야당과 그동안 막혀있던 청문심사 보고서 채택·임명동의안 표결 등 인준 절차 관련 논의를 다시 시작하는 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명수 임명동의안’이 과연 국회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데 이어, 18일에는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야당을 향해 쏟아낸 ‘땡깡’ ‘적폐세력과 환호’ 등 강경 발언을 한 데 대해 사실상 사과하며 분위기 쇄신에 노력했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누그러뜨리는 데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행여 마음 상한 분들이 계신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추 대표), “국민의당을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우 원내대표)뿐 아니라, 이날 당 논평도 ‘비판조’가 아니라 “야당도 ‘사법부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국민의 뜻을 함께 받들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과 같은 ‘호소 톤’이었다.
이 때문인지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이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필요성에 동의하며 본회의 표결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그동안 한국당은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며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를 반대해왔고, 국민의당은 추 대표 등의 사과를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인준 절차 협의를 거부해왔다. 이에 조만간 청문심사 보고서 채택과 함께, 본회의 표결 일정 등이 잡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단 야3당이 24일 이전 인준안 처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이르면 19일, 늦어도 22일까지 ‘원포인트 본회의’를 통해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서 정작 가결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표결을 하더라도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야겠지만, (김명수 인준안) 표결에는 참여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면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우리의 당론은 ‘불가’라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찬·반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표결 때도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판단에 맡겼다.
결과적으로 임명동의안에 대한 개표가 끝나고 보니 단 ‘2표’ 부족으로 김 후보자 인준안은 부결됐다.
이런 ‘선례’ 때문에 정치권에선 “여당 지도부의 잇단 사과로 일단 막혀있던 임명동의안 관련 절차는 풀었지만, 최종 결과에 대해선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