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로비. 노부부가 대형마트 안에서 쓰는 쇼핑카트에 구입한 상품을 가득 싣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웃 주민들과 태연하게 인사를 했다. 이 아파트경비원은 “카트를 집까지 끌고 와 단지 복도에 버려둔다”면서도, 주민들이 가져온 것을 두고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기자가 지난 2일부터 일주일간 대형 마트에 인접한 서울의 서초구, 강서구, 강북구, 마포구 등의 아파트 단지들을 다녀보았다. 아파트의 주차장, 화단, 복도, 쓰레기장, 현관 문 앞까지 당연히 반납해야 될 쇼핑카트들이 곳곳에 방치되어 있었다.
서초구의 한 아파트는 복도의 비상문 입구마다 주민들이 가져온 카트들로 인해 아파트 화재 시 탈출로를 스스로 막고 있었다. 강북구의 한 아파트는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카트가 너무 많아 아예 단지 입구에 모아 두어 마치 쇼핑센터 입구 같았다.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마트 직원들이 트럭을 몰고 와 수시로 쇼핑카트들을 수거해 간다.
대형 마트측도 난감한 입장이다. 한 마트 직원은 지난 2003년 강북구의 한 마트는 값비싼 쇼핑카트 분실을 막기 위해 고객들에게 반출 자제를 알리는 문구를 내걸었지만 민감한 고객들이 보고 전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까봐 얼마 안가서 안내문을 철거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