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이 생겨 항생제가 듣지 않는 초강력 슈퍼박테리아란?]

우리나라는 항생제 남용으로 내성균 발견 비율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이 때문에 강력 항생제인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장내세균(CRE)도 이미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폐렴·패혈증·요로감염 등을 일으키는 CRE는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써도 약효가 듣지 않아 세계보건기구(WHO)가 확산을 우려하는 다제내성균(수퍼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CRE 전수 감시사업을 벌인 결과 지난달 초까지 3개월간 CRE 발견 신고가 1717건으로 폭주했다. 카바페넴은 장내세균에 의한 감염 증상에 가장 최종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다. 감염자는 격리된다.

CRE는 2010년 국내 첫 발견됐다. 2011년 정부가 100여개 의료기관을 통해 표본 감시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10개 미만 기관에서 CRE 발견 신고를 했지만, 최근엔 40여개 의료기관으로 대폭 늘었다.

더 큰 문제는 카바페넴이 듣지 않을 경우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는 콜리스틴에도 견디는 세균이 국내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항생제가 더 강력해졌지만 내성균 또한 더 센 내성균으로 진화한 셈이다. 국내 CRE 확산은 축산 분야에서 이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콜리스틴 내성균도 가축에서 먼저 발견돼 이 내성균이 가축에서 사람으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국인 몸에서 발견되는 장내세균 중 장알균이 초강력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에 견디는 내성률이 36.5%에 이른다. 독일은 9.1%, 프랑스는 0.5%다. 이 때문에 "내성균이 국내에선 토착화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감염 시 질병을 잘 일으키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은 지난해 4만1608건 발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는 "가축에서 발생한 내성균이 식품 섭취나 동물 접촉, 환경오염 등으로 인체로 전파된다"면서 "항생제 내성을 줄이려면 인간, 동물, 환경 등을 동시다발로 관리하는 '원 헬스'(one health)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