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인 9일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같은 추가 도발을 하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은 그러나 이날 당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대미(對美)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도발 가능성의 여지를 계속 남겼다.

노동신문은 이날 '필승은 조선의 전통, 참패는 미국의 숙명'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전대미문의 악랄한 반공화국 제재와 압박 책동에 계속 매여 달릴수록 우리 식의 대응 도수는 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미국이 반공화국 적대시 책동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한 우리에게서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계속 받아 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선물 보따리'는 대미 무력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또 이날자 사설에선 "국방공업 부문에서 당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받들어 우리 식의 최첨단 주체 무기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핵무기와 수소폭탄,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전략무기를 계속 개발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6차 핵실험에 참여한 핵 과학자와 기술자를 위해 마련한 연회에서 “수소탄 폭음은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루어낸 조선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최로 열린 연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을 초대해 이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신은 김 위원장이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점령하기 위한 투쟁에서 국방과학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자위적인 핵 억제력을 튼튼히 다져나가기 위한 과학연구 사업을 더 야심 차게 벌여나갈 데 대한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튼튼한 자립적 경제토대가 있으며 비상한 두뇌를 가진 과학자 대군과 백두의 혁명 정신으로 무장한 군대와 인민, 자력갱생의 투쟁전통이 있기에 주체혁명의 최후 승리는 확정적”이라며 “당의 믿음직한 핵전투원들이 수소탄 시험의 완전 성공으로 민족사적 대경사, 특대 사변을 안아온 투쟁 기세를 순간도 늦추지 말고 더욱 분발하여 보다 큰 승리를 이룩해나갈 데 대해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회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당·정·군의 고위간부들이 참석했다.

중앙통신은 연회가 언제 열렸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정권수립 기념일인 9일 개최됐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