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실험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던 중국 언론이 한국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에는 욕설에 가까운 수준의 맹비난을 쏟아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일자 사설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를 배치한 한국을 맹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자 사설에서 "사드는 북한 핵무기처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는 '악성 종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한미군이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한국 보수파 세력이 있는 힘껏 밀어붙여 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 협조하고 있다"며 "한국 보수세력의 급진적 사고방식과 북한이 핵 보유를 고집하는 태도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 먹고 혼미한가?", "중·러 양 대국이 반대하는 사드를 배치하는 한국은 너희가 극단적이라고 욕하는 북한만큼이나 극단적이다", "사드 배치로 한국은 마지막 남은 일말의 자주성까지 상실한 채 북핵위기 및 대국간 힘겨루기 속에 떠다니는 부평초로 전락할 것이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한국은 북한의 핵 인질이 됐을 뿐 아니라, 중·러의 전략적 타겟이 됐으니 절과 교회가 넘치는 한국은 이제 많이 기도나 해라"는 대목도 나왔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국제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상업지 성격을 띠고 있다.

이 매체는 경북 성주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과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을 1면 톱 사진으로 싣기도 했다. 한국의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은 CCTV를 비롯한 중국 대부분의 매체가 주요 뉴스로 긴박하게 다뤘다. 3일 있었던 북한의 6차 핵실험 소식을 보도한 매체는 거의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주한미군의 사드 추가 배치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중국 측은 한·미가 중국 등 지역 국가의 안전 이익과 우려를 존중해 즉각 유관 배치 과정을 중단하고 유관 설비를 철수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환구시보 7일자 1면. 전날 밤 경북 성주에서 사드 배치를 놓고 경찰과 주민이 대치하는 상황을 찍은 사진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