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다”… 링거맞다 대피한 옌지 시민 -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규모 5.7(기상청)의 인공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북·중 접경인 지린성 옌지시의 한 주민이 수액 주사를 맞던 도중 땅이 크게 흔들리자 수액을 들고 건물 밖으로 대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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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6차 핵실험은 북·중 접경인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와 백두산, 러시아 연해주 일대를 강타했다. 심지어 600㎞ 떨어진 헤이룽장성 하얼빈 등지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증언들이 잇따랐다.

지진파의 충격이 가장 큰 곳은 핵실험이 이뤄진 풍계리와 가까운 지린성 일대였다. 옌볜조선족자치주와 옌지시 등에서는 주민들이 일제히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휴일 오전 늦잠을 자던 한 주민은 강한 진동에 놀라 속옷도 미처 입지 못하고 이불만 걸친 채 집 밖으로 뛰어나오기도 했다. 한 병원에서는 수액을 맞던 환자가 놀란 나머지 수액병을 든 채 피신했고 한 학원에서는 수강 중이던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

고층 건물에 사는 주민들의 공포는 더 컸다. 한 주민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집이 있는 아파트 7층에서 계단으로 대피하다 다리가 후들거려 5층에 주저앉고 말았다"고 말했다. 역시 아파트에 산다는 한 주민은 "진동이 길게 지속되는 바람에 생각이 마비된 채 멍하게 있었다"며 "집이 두 번이나 흔들렸다"고 했다. 홍콩 대공망(大公網)은 "백두산 일대와 지린성 바이산(白山) 등지에서도 상점과 아파트 등에서 많은 사람이 뛰쳐나왔다"고 보도했다.

지린성뿐만 아니라 핵실험장에서 수백㎞ 떨어진 랴오닝성의 선양, 심지어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하얼빈에 산다는 한 남성은 "집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 놀랐는데 북한의 핵실험이 원인이었다"고 했고, 핵실험장에서 600㎞ 떨어진 곳에 산다는 한 네티즌도 "여기서도 진동을 느꼈다"며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주민들도 흔들림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 동북 주민들이 모두 일어나 항의해야 한다"며 "이번만큼은 북한을 제대로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능에 의한 공기 오염, 건물 붕괴를 우려하는 글들도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