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에서 나온 한미 FTA 폐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에 이어 한 달 전 임명한 존 켈리〈사진〉 비서실장에게도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삐걱거리는 백악관 기강을 잡기 위해 지난달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WP는 "트럼프는 대통령에게 전화하거나 집무실을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비서실을 거치도록 한 켈리의 엄격한 '시스템'에 짜증을 내고 있다"며 "그는 켈리 비서실장이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 지적을 그대로 따른다고 여긴다"고 했다.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오마로자 매니골트 백악관 대외협력국 공보국장의 집무실 출입을 사실상 금지했다"고 전했다. 오마로자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기사들을 주로 대통령 책상 위에 올려놓아 트럼프의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키웠다는 것이 '출입 금지' 사유라고 한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가는 정보를 걸러내려는 켈리의 이런 노력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외부 참모와 사업가 친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조언을 받고 있다. 최근 경질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그중 한 명이라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로저 스톤은 "켈리는 대통령을 음지에서 자라는 버섯처럼 다루려 하고 있지만 불가능한 일"이라며 "트럼프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P 보도가 나오자 트위터에 "켈리는 비서실장으로서 아주 일을 잘하고 있다.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고 썼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비서실장 외에도 자신에게 이견을 보인 최고위급 참모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있다. 경제 사령탑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달 중순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 시위 유혈 사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했다가 눈 밖에 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퇴진설'이 흘러나오는 틸러슨 국무장관도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 규모와 대(對)쿠바 정책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했다고 한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는 틸러슨을 주류 기득권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