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의당이 30일 박성진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정치권에서 ‘정의당 데스노트(Death Note)’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간 정의당이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요구했던 문재인 정부 인사 대부분이 낙마한 전례 때문이다. ‘데스노트’는 이름이 적히면 죽는 공책을 소재로 한 인기 일본 만화책의 제목이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후보자의 역사관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도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도 완전히 어긋난다.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질 장관으로선 완전히 실격”이라며 “즉각적인 지명 철회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추 수석대변인은 “몇 번째 인사 실패인가. 한두 번은 불찰과 실수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반복된다면 무능이다”라며 “청와대 인사수석은 거듭되는 인사 실패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 후보자를 넘어 조현옥 인사수석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정의당이 문제 삼은 건 박 후보자의 역사관이다. 한 언론은 이날 박 후보자가 교수 시절 작성한 연구보고서에서 ‘건국’ 시기를 1919년이 아닌 1948년으로 봤으며 ‘이승만 독재’의 불가피성, 새마을 운동의 긍정성 등을 주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른 야당과 달리 문재인 정부에 비교적 우호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정의당은 그간 몇몇 인사에 대해서만 ‘불가’ 입장을 내놨다. 그중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조대엽 전 노동부 장관·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자진사퇴했다. 정의당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식적으로 반대한 인사 중 현재까지 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