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0일 오전 9시30분 통화를 갖고 전날 북한의 일본 상공 통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양 정상의 통화는 취임 후 다섯 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어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발을 넘어 이웃국가에 대한 폭거"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전날 아베 총리가 북한의 일본 겨냥 도발을 '폭거'라고 강도 높게 표현한 것에 발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아베 총리에게 "한국 정부는 어제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즉각 소집해 도발을 강력 규탄했고, 전투기 네 대를 출격시켜 강력한 포탄 8발을 투하하는 무력 시위를 했다"며 "이는 역대 최고강도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위기에 유례없는 공조를 이루는 데 높이 평가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극한까지 높여 북한이 스스로 먼저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브리핑했다.

양 정상은 이날 유엔 안보리가 소집돼 의장 성명이 채택된 것도 한미일 간 긴밀한 안보 공조의 결과로 평가했다.

아베 총리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북 대화 등 유화 정책은 뒤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대북 대화 제의는 일단 접은 상태에서 대북 압박 고도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것이 '경술국치일(1910년 8월29일 한일합방 조약)'을 맞아 일본에 보복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일부 종북 세력 등을 통해 자신들의 무력 도발이 정당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론을 분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를 분명히 '이웃국에 대한 폭거'라고 규정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역사관 같은 것을 떠나 어느 나라 국민이나 보편적으로 느끼는 위협에 대해 이웃 나라 대통령으로써 위로를 드리는 것은 당연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사전 탐지하고도 이를 요격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 어떤 설명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