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장' 김영권, "이란전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

"한국 축구 팬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27일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

"이란은 한국에서 너무 대접을 잘 받고 있다."(28일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양팀 감독이 연일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유는 한 가지. 훈련장 '잔디' 때문이다.

먼저 독설을 날린 건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7일 한국에서의 첫 훈련을 앞두고 "동등한 상태에서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이 훈련장이 과연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인지 묻고 싶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란 대표팀 첫 훈련 장소였던 인천 아시아드 보조경기장 곳곳은 잔디가 파인 상태였다. 그는 29일 자기 페이스북에 훈련장 사진과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적었다. 결국 이란 팬들까지 격분했다. 한 이란팬은 케이로스 감독의 글에 "왜 한국은 우리에게 이런 끔찍한 훈련장을 제공했나?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과연 케이로스의 주장은 일리가 있는 것일까. 원정팀의 설움은 축구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역시 이란 원정 때마다 텃세를 견뎌야 했다. 2009년 2월 이란 원정에서 골키퍼 이운재는 "자칫하면 다칠 수 있는 훈련장을 주는 게 어디 있느냐. 쟤네들 한국 오면 한강 둔치 빌려줘야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2012년 10월 이란 원정에선 대표팀은 그물망 없는 골대가 있는 훈련장을 이용해야만 했다.

작년 10월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이란 원정에서 한국 대표팀은 조명탑이 없는 훈련장을 제공받았다. 결국 숙소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경기장으로 훈련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신태용 감독이 "케이로스 감독의 투정은 새 발의 피"라고 발끈한 이유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란의 '진짜' 의도는 경기장 밖에서 심리전을 펼쳐 한국 대표팀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