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지난 24일 지명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직에서 사임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전날 창조과학회 간부 활동이 과학기술 등을 다뤄야 하는 부처의 기관장 자격에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야당 등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이 직책을 포기했다.

실제 이날 오전 현재 창조과학회 홈페이지엔 박 후보자가 이 학회에 썼던 칼럼이나 이사직 등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돼 있다.

창조과학회는 주류 과학 이론인 진화론을 부정하는 기독교 근본주의를 신봉, 성경 무오류설과 창조론의 정규 교육화 등을 주장하는 단체다. 박 후보자를 비롯, 대학 교수 등 과학자들이 포진해 있지만 학계에서는 이 모임을 '과학 학회가 아니라 과학을 부정하는 종교 단체'로 보기도 한다.

박 후보자는 “독실한 모태 기독교 신자로 창조론을 신앙인 차원에서 믿어온 것일 뿐, 과학자로서의 대외적 소신은 별개”라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종교 활동이나 신앙은 고위직 인사 검증 대상 항목이 아니지만, 불필요한 논란은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서 박 후보자와 이런 조치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후보자의 신앙을 통한 사회적·학술적 활동 문제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거론이 될 전망이다. 특히 보수 야당뿐 아니라 진보 성향 단체 등에서도 문제삼고 있다.

앞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창조론 신봉자인 것으로 알려져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유 장관은 당시 "(신앙과 별개로)진화론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해명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오랫동안 주류 사학관과 배치되는 재야 역사관을 추종한 것으로 알려져 '학술계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부적합한 것 아니냐'며 도마에 올랐다.

앞선 두 장관은 모두 '개인적 믿음이나 가치관과 공직 수행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