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성장과 함께 비만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오늘날 비만은 사회적, 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3분의 1이 비만이며,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는 전 인구의 4.8%를 차지한다. 혹자는 이러한 비만에 대해, 운동이나 식이의 보존적 치료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도비만은 일반 비만과 달리 식욕억제호르몬의 이상으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폭식하기 쉽고 이미 지방세포나 위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져서 단순 식이 조절이나 운동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특히 고도비만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염 등 대사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질병 인식은 물론 수술적 치료가 시급하다.

차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한상문 외과교수가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치료를 위한 비만대사수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이라고 하면 단순 과체중이나 비만 환자를 수술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닌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적 치료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영국은 2014년부터 체질량지수가 30~35인 당뇨병환자에게, 일본에서는 체질량지수 35 이상이며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에 대해 보험급여를 시행하고 있다. 차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한상문 외과교수는 "현재 우리는 4차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의학에서도 이런 치료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히 체중 감량이 아닌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의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이 수술의 안정성과 비용효과성은 이미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고도비만과 동반된 대사질환 치료에 효과적

과거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들은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은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고도비만 환자들은 서양에 비하여 내장지방의 축적이 높아 서양 고도비만 환자보다 동반질환의 발생률이 현저히 높다.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체질량지수 35 이상인 환자의 약 40%에서는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초고도비만 환자 중에는 체중의 증가로 인해 인슐린 호르몬의 저항성이 발생하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항진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따른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만으로도 인슐린 분비 기능을 정상화시키며 인슐린 저항성을 치료해 수술로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세계당뇨병연맹에서도 체질량지수 35 이상이면 대사수술을 고려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당뇨환자의 수술적 치료,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그렇다면 당뇨병을 어떻게 수술로 치료할 수 있을까? 그 대표적인 수술법이 바로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이다. 당뇨병을 가진 고도비만 환자에게 위우회술을 시행할 경우,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인 GLP-1의 증가는 이내 췌장에서 인슐린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인슐린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베타세포의 증식 활성화는 물론 인슐린의 합성 역시 증가시킨다. 한상문 외과교수는 "현재 체질량지수 30~35인 환자에서는 위우회술이 위소매절제술보다 더 선호되는 대사수술이며, 특히 췌장의 기능이 많이 손상된 환자에서는 위우회술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160㎝에 82㎏으로 당뇨병을 앓아온 최모(47·여)씨는 체질량지수(BMI) 31.9로 위우회술을 시행받았다. 수술 후 체중이 줄어들고 당뇨병 치료도 동시에 이뤄져 최씨는 건강은 물론 자신감까지 회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또한 166㎝에 139㎏의 이모(30·남)씨 역시 비만대사수술로 건강을 회복한 또 다른 케이스다. 수술 전 BMI 수치가 50으로, 누가 봐도 심각한 고도비만 환자였다. 공복시 혈당이 90정도이며, 췌장 인슐린 분비 기능이 활성화 돼있는 상태로 이씨는 위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이씨의 당 활성화지수는 3개월 만에 10에서 5.8로 떨어져 현재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육체적, 정신적 아픔을 위한 '비만 치료 맞춤 프로그램'

차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고도비만클리닉은 비만의 원인에 따라 각각 최상의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과 내 고도비만 수술 전문 클리닉이다. 전문적인 수술 요법과 수술 후의 지속적인 맞춤치료로 삶의 질을 높이고, 비만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아픈 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클리닉에서는 사람은 서로 다른 유전적 배경, 대사상태, 생활습관,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기에 누군가가 성공한 다이어트법이 모든 이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환자 개개인의 치료 의지와 건강 상태를 검사한 뒤 전문의와 비만대사수술 필요성을 상의해 결정하는 비만 치료 맞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상문 외과교수는 "현 시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사회경제적 양극화일 것이다. 특히 이런 양극화로 인해 고도비만 그리고 당뇨병의 발생은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다시 건강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당뇨병을 완전히 치료함으로써 사회,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이에 비만대사수술을 단순히 체중감량이 아닌 질병의 치료 관점에서 보고 비만대사수술의 보험 급여가 하루빨리 적용되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 비만대사수술

식이요법, 운동, 행동, 습관의 교정 등 보존적인 치료 방법에 실패한 과거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며 미반에 의해 생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관절염, 수면중 무호흡증 등을 동반한 경우,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고도비만인 경우 비만대사수술을 권한다.

※체질량지수(BMI)=몸무게(㎏)/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