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지난 14일 집중호우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10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96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시에라리온은 인구 739만의 작은 나라로 아프리카에서도 최빈국에 속한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돼 4000여 명이 숨졌고, 1991~2002년까지 내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둘러싼 무력 충돌과 쿠데타도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 인근 리젠트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희생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에라리온, 역대 최악의 산사태 발생]

보도에 따르면 16일 현재까지 약 400명이 사망하고 최소 600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도 비가 내리고 있어 사상자는 수천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에는 지난 1일부터 평년의 3배 수준인 하루 평균 640㎜의 비가 내렸다. 산사태는 지난 3일간 폭우로 프리타운 인근 리젠트 지역의 산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번 산사태는 피해자 대부분이 잠을 자고 있던 새벽에 일어나 피해가 커졌다. CNN은 "최소 3000여 명이 이재민이 됐다"며 "이번 산사태는 최근 20년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중 최악의 참사"라고 보도했다.

질병 발생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위 속에 시신이 오랜 시간 방치되고 있는 데다,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오염 물질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콜레라와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의 발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현재 시에라리온 사태에 대한 긴급 대책을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이 나라는 지금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긴급 구호를 요청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 상당 긴급 구호 자금을 지원했으며, 유엔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