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이 생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 중국 상하이 푸동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올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되기 며칠 전까지 스위스 망명을 추진 중이었다는 주변 증언이 나왔다.

14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이 방영한 다큐멘터리 ‘북한: 가족 내 살인’에 따르면, 김정남이 과거 다녔던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의 친구들은 ‘김정남이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로 스위스 시민권을 얻고 싶어했다’면서, 암살 며칠 전까지 연락을 했다고 한다. BBC는 김정남의 친구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김정남의 친구인 미샤 아즈나부르는 이날 방송에서 “김정남이 ‘제네바에서 곧 보자. 사흘 안에 돌아간다’는 문자를 나에게 보냈다”면서 “그는 마치 두려워할 게 없고 생각해야 할 것도 없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제네바로 오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구인 앤서니 사하키안도 “김정남이 유럽에 있을 때 경계심을 내려놨다”면서 “특히 스위스를 더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없었다면 왜 김정남이 유럽으로의 이주를 이야기했겠느냐”고 했다.

BBC는 이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남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학교에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 스위스로 이주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1971년생인 김정남은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났고, 9세 때인 1981년부터 2년간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김정남의 친구들은 당시 김정남과의 추억도 소개했다. 사하키안은 “당시 우리는 그를 ‘리’라고 불렀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소개했다”면서 “15살인데도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어 모두 그를 부러워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의 또다른 친구인 미샤 아스나부르는 “학교에서 처음 만난 게 15살 정도였는데 당시 우리는 그가 김정일의 아들인지도 몰랐고 심지어 북한에서 왔는지도 몰랐다”면서 “김정남은 카메라를 항상 학교에 들고 와서 모두를 찍곤 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