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은 멋진 형님…내가 비판했던 건 헛발질"]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에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를 임명해 논란을 낳고 있다. 신설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매년 20조원 규모의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다루며 과학기술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박 본부장은 과학계의 가장 큰 오점(汚點)으로 기록된 '황우석 사태'에 깊게 연루돼 있다.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보좌관으로 황씨에 대한 지원을 주도하면서 황씨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실제는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박 본부장은 황씨로부터 큰 액수의 연구비를 부당하게 받기도 했다. 황우석 사태를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아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받는다. 과학계에선 박 본부장 임명을 "한국 과학계에 대한 모독"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이런 사람에게 중책을 맡긴 이유는 과거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 외에는 달리 찾을 수 없다. 문 대통령 인사는 '노무현 청와대'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청와대 시절 비서관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급에서는 조현옥 인사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그렇다. 백원우 민정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을 비롯해 10명이 넘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모두 10여년 전에 노무현 청와대에서 근무했었다.

대통령이 과거에 함께 일하며 뜻이 통했던 사람을 다시 기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 정도가 있다. '노무현 청와대'면 누구에게라도 국민 세금 20조원을 쓰는 중책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