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가 이번엔 수리도 되지 않은 리콜 차량으로 사업을 해왔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각)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우버 화재사건 조사 결과 결함있는 차량을 현지 운전기사들에게 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화재사고가 발생한 혼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젤(Vezel)'

우버가 수리도 되지 않은 리콜 차량으로 임대 사업을 벌였다는 사실은 지난 1월 발생한 화재 사고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WSJ에 따르면 싱가포르 현지 기사가 운전하던 차량에서 전자부품 과열로 계기판에서 불꽃이 솟아오르더니 곧이어 앞유리에 축구공만 한 구멍이 생길 정도로 차량 내부가 녹아내렸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당시 차량 화재 사실은 이슈화되지 않았지만, WSJ은 우버의 내부 이메일과 문서를 확보해 이번 사건을 보도했다.

사고 차량은 지난해 4월 이미 리콜이 발표됐던 혼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젤(Vezel)’이었다. WSJ은 “우버가 혼다 차량의 결함 사실을 알면서도 수리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현지 운전기사들에게 대여했다”고 전했다.

우버는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으로부터 최소 10억달러 이상을 대출받아 해당 차량 1000대를 구매했다. 우버의 싱가포르 현지 관리담당자는 혼다가 베젤 전자부품의 과열로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며 리콜을 발표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안전성 검사나 수리 등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해당 차량 구입과 임대 절차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버는 혼다로부터 공인받은 딜러망 대신 수입업자들을 통해 중고차를 매입했다. 이 탓에 안전점검이나 수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우버 본사 직원 대신 지역 관리자들에게만 사업을 맏겨놓은 것도 경영관리 부실로 이어졌다. 2013년 우버가 아시아 내에서 처음 진출한 싱가포르는 교통체증 때문에 막대한 차량 보유세를 부과하고 있어 운전자를 찾기 어려웠다. 우버는 지난 2015년 차량 임대 업체 ‘라이언시티렌털스(LCR)’를 설립했으나, 현지 관리자에게 맡겨 놓은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우버의 안일한 대응도 화재 사고를 발생시킨 원인으로 꼽혔다. 수입업자들은 사고 발생 이전부터 부품 부족 등으로 리콜된 차량을 수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우버가 “수입업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리콜과 수입을 좀 더 빨리 진행하라는 이메일을 보내 재촉하며 결함 있는 차량을 계속 대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우버 측은 “차량 화재 사건 발생 이후 싱가포르 현지 직원들과 협력해 신속하게 대응했고, 올해 초부터 6차례의 차량 리콜에 임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이후 대응은 우버 측의 성명과 달리 임시적 방편에 그쳤던 것으로 보인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화재 사고가 발생 3일 후 샌프란시스코 본사의 우버 임원들이 대응 방안을 검토했지만, 사고 차량 운행의 전면 중단 조치가 아니라 부품 교체가 가능할 때까지 전자 부품만 작동을 중지시켰다.

일부 직원들이 안전과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 불필요한 리스크를 피해야 한다며 차량 대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싱가포르 현지 담당자들은 이를 무시했다. 운행 중단으로 발생하는 손실이 일주일에 약 100만달러라는 것이 이유였다.

지난 1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US Federal Trade Commission)는 소송이 제기된 우버에 2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면서 “임대 계약 위반 혐의 중 차량 임대사업과 관련해 거짓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우버는 해당 문제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