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인천공항이 만원이다. 지난 일요일 하루 이용객이 20만4554명으로 개장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여름 성수기 37일간의 인천공항 이용객은 부산·인천 인구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684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데 인천공항만 갈수록 호황이다.

▶일본정부관광국 홈페이지 한국어판에 들어가니 '박막례 할머니의 일본 여행기'라는 영상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막례답게 더, 일본에서 더'라는 재미있는 제목도 붙여놨다. 일본 관광 홍보 문구인 '나답게 더, 일본에서 더'를 패러디한 것이다. 71세 박막례 할머니는 전라도에서 식당 하며 유튜브 스타로 뜬 분이다. 박 할머니의 여행 영상 밑에는 그가 들른 일본 음식점, 박물관, 카페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을 만큼 즐겁고 근사한 영상이 많았다.

[30일 인천공항 여객 20만4554명…사상 최대치]

▶요즘 젊은이들이 따지는 것이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價性比)'다. 여행도 '가성비 여행'이 뜬다. 저가 항공기나 땡처리 항공권 덕에 해외여행 문턱이 확 낮아졌다. 잘하면 제주도 비행기 값으로 동남아나 일본도 간다. 교통비 부담이 줄었으니 여행지 선택을 좌우하는 건 현지 물가의 가성비다. 각국 여행 경비 정보를 제공하는 '당신의 여행 경비(Budget your trip)' 사이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행에 드는 하루 평균 경비는 1인당 11만9000원. 물가 싼 필리핀(5만1100원)이나 베트남(4만5300원)의 두 배 수준이고 일본(12만9700원)과도 거의 맞먹는다. 그러니 한국보다 물가 싸거나, 아니면 비슷한 가격에 볼거리·먹을거리 많고 만족감 주는 해외로 너도나도 가는 것이다. 올 상반기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은 43%나 늘었다.

▶"그래도 내수 진작하려면 국내로 가야지" 하고 '여름휴가 해수욕장'을 검색해 봤다. 20년 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바가지 요금' '쓰레기 더미' 같은 부정적 단어가 여전히 많았다. 3면이 바다인 나라라 전국 해수욕장이 256개다. 그런데도 피서객 10명 중 7명이 상위 10개 해수욕장에 몰린다. 부산 5곳, 강원도 4곳, 충남 1곳이다. 짧은 휴가에 몇몇 곳으로만 사람이 몰리니 쾌적한 휴가와는 거리가 먼 '바가지 여행' '짜증 여행'이 되고 만다. 해외를 향하는 사람 중엔 그게 싫은 사람이 적지 않다.

▶오는 10월 열흘짜리 황금연휴가 기다린다. 내수 살리자고 정부가 임시 휴일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전국 곳곳의 숙박과 교통, 관광 인프라의 품질과 가성비를 확 높이지 않는다면 황금연휴엔 인천공항이 출국 신기록을 경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