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윙(닭 날개) 스윙'은 정통파 골프에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교정 대상으로 분류된다.
공을 치는 과정에서 왼쪽 팔꿈치가 닭 날개처럼 들린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공을 잡아당겨 치거나 무시무시한 대형 슬라이스를 유발하기 쉽다. 왼 겨드랑이에 수건을 끼고 연습하는 골퍼를 본다면 이 병을 앓는 환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대회 3승째를 거둔 조던 스피스(24·미국)에게 이런 '치킨 윙'의 주홍글씨가 붙어 있다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실제 스피스의 스윙을 보면 백스윙 동작부터 왼팔이 쭉 펴지지 않고 굽은 채로 시작해 임팩트, 폴로 스루에 이르기까지 약간 굽은 형태를 유지한다. 초보자처럼 '완벽한' 닭 날개 형태가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통파라 할 수는 없다.
26일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조던 스피스에 대해 알아야 할 25가지' 가운데 하나로 '교과서적이지는 않지만 효율적인 스윙'을 언급하고 있다. 주말 골퍼가 그렇게 질색하는 닭 날개와 스피스의 닭 날개 스윙은 어떻게 다르다는 것일까.
스피스의 스윙 코치 카메론 맥코믹은 "다운스윙 이후 왼쪽 팔을 구부리는 동작은 기존의 스윙 관습을 깨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지만 그는 이를 통해 샷의 일관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스피스도 "내 스윙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이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피스의 스윙은 손목의 로테이션을 최대한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운스윙부터 임팩트까지 클럽 페이스가 별로 돌아가지 않는다. 스피스는 "프로 수준에서 4~5도 정도 벗어날 수 있다면 내 스윙에서는 1~2도 정도로 약간만 벗어난다"고 했다. 오히려 닭 날개 덕분에 공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샷 측정 장비인 트랙맨 분석에 따르면 임팩트시 클럽 페이스의 위치가 샷의 방향을 85% 이상 결정짓는다.
USA투데이도 비슷한 분석을 한 적이 있다. 다운스윙 때 팔이 굽혀지면 임팩트 순간 손목 로테이션이 적어지고 스윙 스피드가 늦어진다. 하지만 그 덕분에 샷의 방향성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스피스의 닭 날개는 '큰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스윙'이라는 얘기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스피스의 스윙은 파워보다는 일관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면서도 드라이버 거리가 290야드 안팎으로 짧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정쩡한 스윙처럼 보이다가도 밸런스가 잡히는 스피스의 피니시 자세를 보면 온몸의 균형을 잃은 채 끝나는 초보자의 닭 날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