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한민국 현 40대 이상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놓고 그들의 지나온 세월, 지금의 시간,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가 있었다. 그때 한 사람이 말했다. "최근 SNS에서 '40대 남자가 명심해야 할 것들'이라는 금언 아닌 금언을 접했다. '서태지는 잊어라? 당신은 X세대가 아니다' '김광석도 잊어라? 그는 떠났다' '소녀시대도 제발 잊어라? 아저씨 소원은 안 들어준다'."

순간 박장대소했는데 듣고 보니 정말 현 40대 이상의 세대에게는 서태지가 없고, 김광석도 없으며, 소녀시대도 없었다. 진정 무채색 같은 문화 속에서 나름 개성을 추구하며, 순박하지만 진실한 문화를 갈구하는 그들을 위한 '놀이 문화'는 없는 걸까.

2017파주포크페스티벌(www.pajufolk.com)이 오는 9월 9일 오후 5시 30분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파주포크페스티벌은 포크 음악의 정신인 평화와 사랑을 노래하는 국내 포크 음악가들이 펼치는 축제다. 파주시, CBS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와 죠이커뮤니케이션이 주관한다. 2017파주포크페스티벌의 기본 콘셉트는 '응답하라 7090'다. 40·50대는 물론 세대를 불문하고 한 자리에서 한바탕 뛰어놀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동시에 한 자락 노랫말에 가만히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자리다.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포크송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들, 한 자리에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혜성처럼 데뷔해 2017년까지 맹활약하고 있는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 대거 출연한다. 어느덧 데뷔 25년 차로 '맨발의 디바'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이은미, 국내 싱글 앨범으로는 최초 밀리언셀러 대기록을 이룬 발라드의 신화 변진섭, 파주시 홍보대사이자 매년 파주포크페스티벌과 함께하며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들려주는 국민 록밴드 YB, 감미로운 목소리와 서정적인 멜로디로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하는 남성 듀오 해바라기와 유리상자, 스테디셀러 '한동안 뜸했었지'로 유명한 레전드 밴드 사랑과 평화, 세련되고 감성적 사운드가 돋보이는 이치현과 벗님이 함께한다. 더불어 고 김광석을 배출했으며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룹 동물원, 민중들의 애환을 서사시처럼 노래하는 정태춘& 박은옥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또한, 포크계의 저변 확대를 위해 포크페스티벌의 자매 행사로 열리는 파주 포크송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포크밴드 리키제이도 참여한다.

◇매년 2만 명이 넘는 관객 유치… 세대 간 정서 통합 공연

포크 음악은 1960년대 미국에서 의식 있는 젊은 가수들이 사회 비판적이고 저항적인 메시지를 담아 통기타와 함께 노래하며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포크는 60년대 말부터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통기타 음악으로 시작했다. 이후 '세시봉' '쉘부르'와 같은 라이브 음악 카페를 중심으로 발전하며 당시 청년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 후에는 아이돌 댄스음악에 밀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다시 홍대 인디 분야에서 전자음향을 최대한 배제한 언플러그드 음악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의 노랫말로 젊은 뉴포크 가수들이 일어나고 있다.

파주포크페스티벌은 10대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여느 공연들처럼 의자에 앉아 관람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관객은 광활한 잔디밭에 앉아 음악을 즐긴다. 더위가 한풀 꺾인 후 맑은 초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편안한 자세로 식사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콘서트다. 패밀리존에서는 마치 캠핑에 온 듯 온 가족(4인 기준)이 텐트를 치고 공연을 즐기며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올가을,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포크 음악으로 위로받는 것은 어떨까.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옥션, 티몬, 티켓링크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