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을 놓고 정씨의 변호인단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장외 설전’을 벌였다.

정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팀이 정씨의 출석을 강요하거나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증인 출석을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정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의 뇌물공여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정씨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 신고서를 냈었다.

정씨가 법정에 나타나자 이 변호사는 입장자료를 통해 “(정씨는) 법정 출석에 대해 어느 변호인과도 사전에 상의하거나 연락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씨의 출석이 특검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씨는 이날 새벽 5시 이전 혼자 집을 나가 빌딩 앞에 대기 중인 승합차에 승차한 뒤 종적을 감췄다”며 “심야에 21세 여자 증인을 이같은 방법으로 인치하고 5시간 이상 사실상 구인, 신병확보한 뒤 변호인과의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세운 행위는 위법이자 범죄적 수법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이를 즉각 반박했다. 특검팀은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형사소송법 규정에 의해 증인은 출석 의무가 있다는 것을 고지하는 등 합리적인 노력을 한 것”이라며 “정씨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출석하게 된 것이고, 이 변호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불법적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씨가 이른 아침에 연락이 와서 고민 끝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법원으로의 이동을 지원해달라고 해서 도움을 준 것이고, 정씨는 오전 8시쯤 변호인에게 자의로 출석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의 권고에 따라 법정에 나오지 않으려던 정씨가 특검팀의 설득에 따라 마음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정씨도 법정에 나와 “여러 만류가 있었고 나오기 싫었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라며 “검찰이 신청했고 판사가 받아들였다면 나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의 증인신문은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해 오후 2시5분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점심시간은 없었고 중간에 15분가량 휴정한 게 전부다. 정씨가 오후 2시까지만 보모에게 아들(2)을 맡기기로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