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불쾌한 선물 자주 보내겠다"… 연일 미 자극]

북한 김정은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 "미국 놈들이 매우 불쾌했을 것"이라며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를 보내주자"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을 상대로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를 무슨 장난처럼 내뱉었다. 북·미 협상을 겨냥한 심리전의 하나로 봐주기엔 너무 터무니없는 발언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채 자기 도취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더욱 강력한 제재로 북한에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아직 미국 정부 차원에서 군사적 행동 선택이 공식 거론되지는 않고 있다. 아마 김정은은 이번 역시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가 약간 올라가는 수준에서 그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런 압박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바탕에는 무력 충돌 시 서울이 보게 될 피해 때문에 한·미가 감히 어떻게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겠느냐는 확신이 깔려 있다. 중국·러시아가 북핵 해결보다는 차라리 현상 유지를 더 원할 거라고도 믿고 있는 듯하다.

이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박이다. 김정은은 이미 레드라인을 밟았다. 한 발짝 더 나가면 완전히 다른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한·미는 어제 사상 처음으로 연합 탄도 미사일 사격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오늘은 연합 대테러 훈련을 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를 도려내듯 제거하는 참수(斬首) 작전에 동원할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이 평양을 가상 타격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이 경고를 김정은은 계속 무시하고 갈 건가. 본토를 위협받는 미국이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자국 안전을 최우선시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커졌다고 봐야 한다. 김정은의 철없는 불장난이 민족 전체를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