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유천(31)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로 고소한 혐의로 기소된 송모(여·24)씨가 국민참여재판 끝에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박씨는 검찰에서 송씨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상황이다.
송씨가 박씨를 무고한 것이 아니라면 박씨의 성폭행 혐의는 유죄가 되는 것일까? 흔히 양쪽이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사건에서 한 명이 무죄를 받으면 다른 한 명은 유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론은 “송씨가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해서 박씨가 송씨를 성폭행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송씨가 무죄 판결을 받은 이유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송씨가 박씨를 무고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부족”했다는 것이고, 박씨가 송씨를 성폭행했다고 인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송씨는 2015년 12월 자신이 일하는 유흥업소에서 박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
경찰과 검찰은 조사 끝에 박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송씨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송씨는 허위 내용으로 방송 인터뷰를 했다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도 받았다.
송씨에 대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나상용)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송씨가 박씨와 가졌던 성관계가 강제적이었는지, 송씨가 의도를 갖고 허위로 고소한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배심원단 7명은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송씨가 허위 사실을 신고하거나 허위사실로 박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송씨가 ▲사건 직후 친한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박씨에게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무고죄는 주장의 허위성을 단정하기 미흡한 경우 무죄로 본다. 고소 내용이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이 아니고 사실에 기초해 정황을 과장한 경우에도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송씨가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박씨의 성폭행 혐의가 곧장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의 판결은 ‘송씨의 고소가 허위였는가’를 판단한 것이었다. 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박씨가 송씨를 성폭행했다’는 뜻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송씨의 무고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송씨는 항고 등을 통해 박씨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는 고소·고발인은 고등검찰청에 항고할 수 있다.
한 변호사는 “판단하는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박씨도 무혐의이고, 송씨도 무죄인 결과가 당연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