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분담이 이뤄지게 하겠다"며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 앞에서 돌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국내 정치용인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 시작될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측의 인상 압박이 강해질 전망이다.
'공정한 방위비 분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 유세 때부터 수차례 강조한 내용으로, 미측은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정부 당국자는 1일 "방위비 분담에 대해 미측이 관심을 표명하고 입장을 얘기했다"며 "우리는 방위비에 얼마만큼을 기여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 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 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2014년 1월 타결된 제9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한국은 2014년 기준 9200억원을 내고 매년 전전년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인상률을 반영하기로 했다. 올해는 9355억원이다.
2019년부터 적용될 분담금에 대한 한·미 간의 협상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시작된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0억달러까진 아니겠지만 역대 최대 폭의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금까지 외교부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은 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을 향한 것으로 한국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해왔으나, 이 같은 예상이 틀릴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