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비급여를 축소하고 급여화하는 등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또 ‘본인 부담 상한제’를 개선하고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을 제도화해 지원 대상 질병과 소득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신임 차관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헬스케어 리더스 포럼’에 참석해 국내외 제약사·바이오 벤처의 대표 및 주요 임원, 의료기관 주요 인사 40여명에게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6일 내부 승진으로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에서 차관으로 발탁된 권 차관은 30년간 보건의료와 사회복지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복지 관료로 새 정부의 보건복지정책의 실무를 총괄 지휘한다.

그는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발생했을 때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을 맡아 위기를 관리했다. 행정고시 31회(1987)로, 복지부에서 보육과장, 기획예산담당관, 보건의료정책과장, 사회정책기획팀장, 보육정책관, 복지정책관,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맡았다.

권 차관이 발표한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새 정부가 의료 공공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큰 목표는 전국민의 건강 향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로 균형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지역의료체계를 강화하려는 이유다.

정부는 공공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의료기관의 공공 역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다. 취약 진료 권역에 우수 거점 종합병원을 육성하고 지원할 것이며 의료 취약지역의 의료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또 일차의료(의원급 의료기관)를 강화하고, 지역 사회 거점 병원을 육성할 것이다.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연구 및 교육기능을 강화해 종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의원과 병원 간 환자 의뢰 및 회송체계도 강화할 것이다.”

― 새 정부가 ‘치매 국가 책임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치매 관련 정책 로드맵을 소개해달라.

“치매 국가 책임제는 치매 유병률(有病率)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이를 관리해주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래 전부터 치매 관리 및 예방에 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대처하기 힘든 질환이다. 보호자들이 번아웃(burnout·신체적, 정신적으로 탈진한 상태)이 되고, 환자의 상태는 악화돼 요양병원 등의 시설로 가는 게 현실이다.

현재 치매안심센터는 전국에 47곳뿐인데 전국 시군구 252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환자의 보호자가 전화를 하면 환자 상태에 따른 진단 및 처치 방안을 상담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치매 환자 가족의 경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건강보험도 준비하고 있고, 치매 완화 및 치료에 관한 연구개발(R&D)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래창조과학부는 뇌과학 중심으로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획기적인 치매 치료제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생활 기반에서 치매 환자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R&D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을 상당 부분 확보했으며 치매 완화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R&D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

― 정부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의 취지는.

“그동안 정부는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국민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는 중증환자들이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의료 재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비급여를 축소하고 급여화하는 등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과 함께 ‘본인 부담 상한제’를 개선하고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을 제도화해 지원대상 질병과 소득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소득층 중증질환자에 대해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의료비를 지원했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본인 부담 상한제는 고액 중증질환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환자의 연간 부담 총액이 가입자 소득수준에 따른 상한액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금액을 환자에게 돌려주는 제도인데, 그 기준을 보다 현실에 맞출 수 있도록 개선하려고 한다.”

―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도 확대한다고 했다.

“환자 간병을 위해 보호자와 민간 간병인에 의존해왔던 병원 문화를 개선하고 전문 인력이 환자의 간호·간병을 전담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일선 의료기관들이 시행하고 있다. 이를 확대해 환자 및 보호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환자 안전을 강화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산업에 대한 새 정부의 기조도 궁금하다.

“공공성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보건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국내 개발 신약의 글로벌 진출을 활성화하고 산학연 연계 신약개발 협력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미래성장동력인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 산업 등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다.“

― 감염병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는데 정부의 대책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우리에게 아픈 교훈을 남겼다. 중앙 및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대응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또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토록 할 것이다.”

―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 산업에서도 빅데이터가 중요해지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가 부족하다. 또 기관별 산재된 데이터를 연계하는 체계도 미흡하다.

정부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단을 운영하고 올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안전하고 투명하게 활용해 의료질의 개선하고 국민건강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다.

또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보건의료 기반도 마련하겠다. 이를 위해 오는 2019년까지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 디지털헬스를 구현하기 위해 ICT(정보통신기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모바일 헬스케어’를 통해 개인의 건강관리를 지원하겠다. 모바일 헬스케어는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지만,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할 지 도움을 받지 못했던 사람에게 보건소에 찾아가도록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다. 올해 2차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보건소로 사업을 확대 시행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겠다. 참여 보건소는 지난해 10곳에서 올해 35곳으로, 서비스 대상도 1000명에서 4000명으로 확대된다.

또 진료 정보의 공유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환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의료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해 의료법 개정으로 진료 정보 교류 근거를 명확히 했고, 최근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이를 시행하면서 진료 정보 교류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 바이오헬스 창업 지원 방안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바이오헬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망 기술을 실용화하고 창업을 촉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

임상 경험과 인프라를 보유한 병원 중심의 바이오헬스 창업을 촉진하겠다. 이를 위해 연구중심병원,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인프라를 외부 창업자나 기업 등에 개방을 확대하고, 창업선도대학, 창업보육센터 등 중소기업청 인프라 사업과도 연계해 나갈 것이다.

특히 수요자 중심의 유망기술 발굴부터 창업과 사업화 지원까지 바이오헬스 사업을 전주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바이오헬스 기술비즈니스코어 센터 운영을 추진하겠다.”

―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등 의료환경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 R&D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이오·의료 R&D 중장기 투자계획을 수립해 보건의료 R&D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 특히 치매 연구 지원, 공공백신 개발,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R&D도 추진하겠다. 아울러 산학연 연계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생태계를 조성하고 첨단 의료기기 R&D 투자도 강화할 것이다.”

― 미래 보건의료를 이끌어갈 융합인재 양성 방안은.

“정부는 제약·의료기기 산업 특성화 대학원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정밀의료·빅데이터 등 융합 전문가 양성을 위해 특성화 대학원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또 유전체 의학, 바이오 인포매틱스 등 전문가 육성 방안도 마련하겠다. 아울러 창업에 관심 있는 의료인이나 연구자 등을 위해 창업 교육 및 국내외 우수 스타트업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헬스케어 리더스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제약사·바이오 벤처의 대표 및 주요 임원, 의료기관 주요 인사 30여명이 권덕철 복지부 차관으로부터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방향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