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기체 | 베르트 횔도블러·에드워드 윌슨 지음|임항교 옮김 | 사이언스북스|600쪽|5만5000원

대부분의 개미는 죽은 동료 일개미를 식별해서 무리 밖으로 날라다 쓰레기 더미나 다른 장소에 버린다. 사체에서 자라는 병균이나 기생충이 둥지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이다. 붉은불개미와 수확개미들은 배가 없어지거나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등 다쳤을 때 둥지를 떠나는 습성이 있다. 치명적인 기생 곰팡이에 감염된 포르미카 루파 일개미는 둥지를 떠나 풀잎으로 기어올라가 턱과 다리로 풀잎을 잡고서 죽기도 한다.

'개미'로 퓰리처상을 공동 수상했던 독일과 미국의 생물학자가 함께 집필한 후속작. 개미와 꿀벌 같은 곤충들의 집단이 유기체처럼 긴밀하고 체계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초유기체(superorganism)'라고 부른다. 생물학적 배경 지식이 없으면 진도 나가기 까다롭지만, 70m 길이의 집을 짓는 일개미의 노동 분담과 의사소통에 관한 설명은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