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 용산 유엔군사령부 부지가 대형 부동산개발회사인 일레븐건설에 팔렸다. 땅값만 1조552억원이다. 유엔사 부지 매각을 '신호탄'으로 미군(美軍)기지 이전에 따른 용산 일대 개발이 본격화된다. 부동산업계는 이 부지에 3.3㎡당 가격이 1억원이 넘는 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7일 "유엔사 부지 매각 입찰에 6개 사업자가 참여해 최고가(最高價)인 1조552억원을 제시한 일레븐건설을 최종 낙찰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레븐건설은 최소 입찰가(8031억원)에 2521억원을 덧붙여 입찰 경쟁에서 승리했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최소 10년 후 용산의 미래 가치를 보고 낙찰받았다"고 말했다.

[용산 유엔사부지 일레븐건설에 낙찰]

유엔사 부지는 총 5만1762㎡로 축구장 7개 규모다. 이 중 공원·녹지·도로 등 무상 공급 면적을 제외한 4만4935㎡(약 1만3617평)가 이번에 매각됐다. 이 땅은 용적률 600%, 건폐율 60%를 적용받으며, 남산 조망권 확보를 위해 해발 90m 이하로 개발이 가능하다. 해당 부지 고도가 해발 21~41m여서 가장 낮은 곳에 건물을 지을 경우 최대 23층(층높이 3m 기준)까지 올릴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전용면적 85㎡가 넘는 중대형으로 780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고, 지상 연면적의 30% 이상은 사무실·상가·호텔 등의 시설을 지어야 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용산공원과 용산역, 한남뉴타운 등과 인접해 주거지로 인기가 좋겠지만, 도로와 맞닿는 부분이 적다는 게 상업시설 입지로는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유엔사 부지가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될 경우 3.3㎡당 분양가가 1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레븐건설이 사들인 가격을 환산해도 3.3㎡당 7750만원에 달한다.

2013년 용산 역세권개발사업 좌초 이후 동력을 잃었던 대규모 개발 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용산공원 조성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2006년 재개발 지구 지정 이후 10년 동안 방치됐던 용산 4구역도 최근 분양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