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배달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지난 22일 밤 도쿄 신주쿠구에서 만난 택배회사 배달원 사와다(51)씨는 재배달할 물품들을 정리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날 아침 350여 개의 물건을 트럭에 싣고 영업소를 떠났다. 하지만 이날 고객에게 배달한 물건은 270여 개(77%)뿐이었다. 고객들의 부재로 배달하지 못한 물건들은 밤에 재배송해야 했다. 그는 "오전에 들른 곳을 또다시 찾아가는 발걸음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겁다"고 말했다.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藤沢)시의 도로에서 한 여성 고객이‘로보네코(고양이)’배달 차량에서 직접 택배 물품을 꺼내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 택배 전체 배송량의 20%(약 7억5000만개)가 '재배달' 화물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급증으로 한 번에 배달이 안 되는 경우가 늘어난 탓이다. 택배업계 인력의 약 10%(8만5000여 명)가 재배달에 소모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택배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직접 물건을 찾아가는 배송 형태를 속속 도입 중이다.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藤

시에 사는 우라카미(28)씨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품을 배달받고 싶을 때면 스마트폰을 열어 '로보네코(고양이)'를 부른다. 로보네코는 야마토 운수가 지난 4월부터 시범 시행 중인 '찾아가는 택배박스'이다. 로보네코라는 승합차가 돌아다니면 소비자가 그 차량으로 와서 물건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화물차 로보네코가 지나가는 길을 지도로 확인하고, 로보네코가 지나가는 특정 장소와 10분 단위의 시간을 지정하면 물건을 전달받을 수 있다. '○○약국 건너편, 오전 10시 10분'이라고 입력하는 식이다. 야마토 운수 측은 "로보네코의 경우 무거운 짐을 들고 나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령자나 여성들도 운전자 겸 배달원으로 일할 수 있다"며 "잠재 인력들을 택배업계로 끌어와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운전자가 물건을 싣고 다니지만, 2018년부터는 무인자동차(자율 주행 차량)가 실험에 투입된다.

출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직접 물품을 찾아갈 수도 있다. 야마토 운수와 일본우편은 지난해 6월부터 동일본여객철도(JR 동일본)의 각 역에 택배박스를 설치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구매한 상품을 통근 중에 찾아가면 된다. 일본 곳곳에 설치된 택배박스들도 급속히 늘어나는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부터 택배박스를 설치하는 기업에 설치 비용으로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야마토 운수도 2018년까지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택배박스 300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