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오른쪽 가운데)이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직 주미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전직 주미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 상황이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신뢰를 쌓고 한미 동맹을 탄탄히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대사 출신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우리 사정으로는 조금 이르게 한미정상회담을 갖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초청된 전직 주미대사들은 이홍구·한덕수·한승주·홍석현·양성철·이태식·최영진 전 대사 7명이다. 최근 청와대 외교특보직을 고사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주미대사 자격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이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는 것보다 동맹의 의미에 주안점을 두고, 큰 틀에서 공조 방향을 잡으라"고 조언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첫 번째 회담에 너무 많은 것을 걸어선 안 된다" "구체적 현안을 직접 거론하지 말고 큰 공감대를 가지는 데 주력하라"는 의견들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도 "허심탄회하고 진솔한 대담을 통해 정상 간 우의외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이번 방미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와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직 대사들의 조언이나 문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미 간 크고작은 갈등이나, 트럼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발언에 대해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공통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 하나하나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한미 새 정부의 근본 성격이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인생 경로나 가치관 면에서 서로 차이가 많은 편인 데다, 대북 정책이나 무역 문제 등 이미 시각차가 드러난 부분이 많은 상태여서 '구체적 현안을 자꾸 언급하면 정상 간 견해 차만 노출되기 쉬우니, 한미 동맹 등 근본적인 부분에서만 화합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