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자국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6일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를 성의껏 치료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전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는 그의 건강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공식 기구가 숨진 웜비어의 처우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국제사회가 웜비어 사망에 대해 북한책임론을 지적하며 정확한 사인 설명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은 “웜비어가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후 일주일도 못 돼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며 “그는 우리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과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온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전면 왜곡하고 고의적으로 반(反)공화국 비난 소동을 일으키면서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대한 보복과 압력을 떠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정치적 모략”이라며 “명백히 하건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을 통해 웜비어를 비롯한 억류자를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화협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 해당 기관들은 공화국에 죄를 지은 범죄자들을 철저히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대우해 주고 있으며 웜비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는 “우리가 왐비어를 어떻게 인도주의적으로 대해 주었는지 쥐뿔도 모르는 자들이 가혹 행위니, 고문이니 하는 악설을 짖어대고 있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영상에 먹칠을 하고 상전인 미국에 더 잘 보이려는 친미노복들의 본능적인 추태”라고 했다.

이어 “더욱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은 이번 문제를 구실로 남조선 당국자들이 그 무슨 억류자 송환을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라며 “형 집행 중에 있는 범죄자들에 대한 송환을 운운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 법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우롱이고 도전”이라고 밝혔다.

또 “괴뢰들이 그렇게도 인도주의에 관심이 있다면 백주에 집단유인·납치해간 12명의 우리 여성 공민들과 김련희 여성부터 지체 없이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이 우리 주민들에 대한 송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남 간의 일체 인도주의 협력사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다.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웜비어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고,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웜비어 사망에 대해 '북한 책임론'을 제기한 사실을 언급하며 "부산을 피우다 못해 망발을 줴쳐(지껄여)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한대성 제네바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억류자 문제에 관해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정부가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가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북한 여종업원들을 송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