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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아레나(러시아 카잔)=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알렉시스 산체스(칠레, 아스널)는 노련했다. 인터뷰도 수준급이었다.

산체스는 22일 밤(현지시각) 러시아 카잔에 위치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칠레와 독일의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2차전 경기 MOM(맨 오브더 매치)으로 선정됐다. 이날 산체스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6분 독일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슈코르단 무스타피의 실수를 낚아챈 뒤 비달과의 2대1 패스를 통해 수비라인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을 뽑아냈다. 칠레는 전반 추가시간 라르스 스틴들에게 골을 내주며 1대1로 경기를 마쳤다. 그래도 이날 산체스의 경기력은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았다. 산체스의 MOM 선정은 당연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MOM은 경기 후 의무적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와야 한다. 이날 경기 전 산체스의 맨시티 이적 소석이 러시아를 강타했다. 이에 대한 질문 등이 나올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산체스로서는 당혹스러운 시간일 수도 있었다.

산체스는 노련했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는 "3가지 질문만 받겠다"고 했다 첫 질문은 평범했다. 칠레 취재진이었다.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 차이에 대해 물었다. 산체스는 "전반에는 너무 잘했다.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오늘 우리팀의 상대는 월드챔피언인 독일이었다. 정말 대단한 팀이다. 이런 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번째 질문이 민감했다. 영국 취재진이 발언권을 얻었다. 그는 "일단 오늘 골을 넣으면서 칠레 A대표팀 최다골 기록을 쓴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산체스는 이날 골을 넣으며 A매치 38골을 기록했다. 칠레 대표팀 최다골이었다. 기존 기록은 1990년대 칠레 축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르셀로 살라스의 37골이었다. 영국 취재진의 핵심은 그 다음에 있었다. 그는 "A대표팀에 집중하고 있지만 많은 팬들은 클럽(아스널)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 다음 시즌 클럽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다. 이적설에 대한 답을 요구한 것이다.

산체스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일단 칠레 A대표팀에서 최다골을 넣었다. 정말 감사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일단은 다른 것 생각하지 않겠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대해 우승하고 싶다. 여기에만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더 이상의 말이 없었다.

마지막 질문이 중요했다. 다만 뜬금없는 질문이 날아들었다. 러시아 취재진이었다. 갑자기 경기와 상관없는 질문을 했다.

"어제 러시아와 포르투갈의 경기를 봤나? 러시아 대표팀의 수비력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

기자회견장이 웅성였다. 산체스도 통역기를 통해 질문을 전해들었다. 활짝 웃었다. 그리고는 '립서비스'를 제대로 했다.

"어제 러시아는 좋은 경기를 했다. 정말 수비진이 대단했다. 너무 잘했다. 포르투갈을 잘 막았다. 경기도 주도했다. 다만 골을 넣지 못했을 뿐이었다. 러시아는 정말 좋은 팀이다."

그리고는 '입술에 침을 잔뜩 바른 채'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남아있던 취재진은 물론이고 자원봉사자들도 어이없다는 의미의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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