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미국 웜비어 유족에 조전]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원전 제로(0) 시대'를 만들겠다"며 ▲신규 원전의 전면 중단 및 건설 계획 백지화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월성 1호기 폐쇄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탈(脫)원전 구상은 그 뿌리가 깊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도 ▲신규 원전 백지화 ▲수명 종료 원전 가동 중단 ▲대체 에너지 개발 등 비슷한 공약을 내놨었다. 그 이전부터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이 추진하고 있는 탈핵(脫核) 에너지 정책을 세계적 추세로 생각하고 우리나라 역시 이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는 구상을 가져왔다고 한다.

정태호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은 19일 본지 통화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물론 세월호 침몰과 경주 대지진을 겪으면서 에너지 정책에서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소는 1970~1980년대 고도 개발과 압축 성장 시기에 값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요했다"며 "앞으로 경제성장보다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 있으면서 전북 부안의 방사성 폐기물 유치장 논란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직접 겪었던 만큼 탈원전 정책 역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지금 탈원전을 시작하더라도 현재 가동 중인 원전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수십 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수만 년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 후손들을 위해 지금 시작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공사 중단을 공약한 신고리 5·6호기 역시 공정률이 이미 30%에 육박하는 만큼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착륙 방안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