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일본은행(BOJ)만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인 롬바르드가 19일 보고서를 통해 "BOJ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과 다른 길을 걸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연준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에서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과 함께 미 국채 등 약 4조5000억달러(약 51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CB도 최근 유로존 경기 지표가 개선된 것을 근거로 내년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시중 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롬바르드는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에 실패한 BOJ는 내년에도 외롭게 완화 정책의 바통을 쥐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연 2%인데,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치고 있다. 이에 BOJ는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1%로 동결하고, 양적완화 규모를 연간 80조엔(약 820조원)으로 유지하는 등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당장의 금융 완화 출구 전략은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더딘 물가상승률에 관해선 "오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 전환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시중에 자금 공급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롬바르드는 "심리 요인보다는 고령화, 생산성 취약, 기업의 낮은 임금 인상 등 구조적 불균형 탓이 크다"며 "BOJ가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해도 2019년 전까지 물가상승률 2%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롬바르드는 연준, ECB와 달리 BOJ만 내수 회복이 동반되지 않은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경우, 달러와 유로화 대비 엔화 가치는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