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닷새만에 자진사퇴
20대 시절 상대 여성의 동의없이 몰래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일으켰던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69)가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안경환 후보자는 16일 오후 8시 43분쯤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오늘 이 시간부로 법무부장관 청문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장관직에 지명된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 중 자진 사퇴한 것은 안 후보자가 처음이다.
안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았다”면서 “저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밟고 검찰개혁의 길에 나아가달라”면서 “새로 태어난 민주정부의 밖에서 저 또한 남은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안 후보자는 자신이 20대에 한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자행한 '몰래 혼인신고'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사퇴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은 저의 20대 중반, 청년시절에 저질렀던 일"이라며 "저는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후 여론이 더욱 악화되면서 청와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자 안 후보자가 자진 사퇴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검증 과정에서 우리가 몰랐던 것이 나오고 국민 여론이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참고해서 인사권자가 지명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1일 안 후보자에 대해 "저명한 법학자이자 인권정책 전문가로 인권 가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며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앞서 국가인권위 제4대 위원장을 지낸 안 후보자는 한국헌법학회장과 국가인권위원장, 공익인권재단인 공감 이사장을 역임했고,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로 재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