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랄 욕심에 책 샀어요. 쿠폰 긁었는데 10만미네랄이 터졌네요! 출판사 고마워요!'

한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독서 후기' 내용 중 일부다. 여기서 미네랄은 온라인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디지털 머니의 이름이다. 책을 샀더니 온라인 게임용 쿠폰을 사은품으로 받게 돼 기분이 좋다는 얘기인 셈이다.

최근 일부 출판사가 어린이·청소년 신간 도서를 내놓으면서 온라인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사은품으로 내놓고 있다. 색연필·스케치북·지우개 같은 문구류를 사은품으로 주던 것은 옛날 얘기. 블루투스 스피커, USB식으로 '배보다 배꼽이 큰' 사은품으로 책을 사도록 유도하는 경쟁이 붙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예 온라인 게임 쿠폰까지 내걸었다.

15일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종합베스트 1위에 올라와 있는 '좀비고등학교 코믹스' 역시 사은품으로 온라인 게임용 쿠폰을 내놓았다. 무작위로 게임 머니를 50만포인트까지 가져갈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입소문이 났고, 7일 출간되자마자 바로 판매 1위에 올랐다. 예스24 측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온라인 게임을 만화로 녹인 책이기도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쿠폰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돈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올해 1월에 출간됐던 왕샤오레이의 역사소설 '삼국지 조조전'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게임 쿠폰 덕에 빠르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평을 들었다. 출간 당시 책 안에 온라인 게임 '삼국지 조조전'의 보물교환권을 동봉해 게임 유저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책 가격 대비 쿠폰 양이 어마어마하네요' '저는 세 권 샀어요. 더 살 걸 그랬나요' 같은 식의 글이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왔다. 온라인 서점 한줄평 역시 '게임 쿠폰 때문에 구매했어요'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사 편집자는 "책이 빠르게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앞으로는 사은품을 게임 쿠폰으로 준비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출판사의 이런 마케팅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마음은 편치 않다.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를 키우는 류지연(41)씨는 "동화책을 사줘도 아이가 그 내용이 아니라 동봉돼 있는 게임 쿠폰을 들고 환호하는 걸 보는 게 참 아이로니컬하다"고 했다.

출판평론가 한미화씨는 "게임 쿠폰 같은 사은품으로 당장은 그 책이 잘 팔릴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 책 자체가 독자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 결국 그 판매는 금세 꺾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마케팅은 결코 출판사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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