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남산초등학교 6학년 황모군은 매일 등·하굣길이 3시간 걸린다. 전국에서 최장 수준이다. 매일 아침 8시 춘천시 남면 관천리 집에서 통학버스를 타고 30㎞ 넘는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90분가량 달려야 남산면 방곡리에 있는 남산초등학교에 도착한다. 통학 버스는 도중에 박암리·가정리 일대 8곳을 더 들러 다른 학생들도 태운다.
황군은 매일 등굣길 가장 먼저 타고 하굣길 가장 늦게 내린다. 길에서만 매일 3시간 정도를 보내는 셈이다. 황군처럼 남면에 살면서 남산초에 다니는 다른 11명 학생들도 매일 2시간 이상 걸린다. 일부 어린 학생은 멀미약도 챙겨 다닌다. 지난달 16일 남산초에서 만난 이 학생들은 걸어서 교문을 나서는 또래들을 가리키며 "집 가까운 친구들이 제일 부러워요"라고 말했다. 국회 황영철 의원(바른정당)에 따르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농어촌 학교는 전남 311곳, 경남 309곳, 경북 277곳, 강원도 255곳, 경기도 224곳 등이다.
황군이 사는 남면에는 1990년대 초만 해도 학교가 5곳 있었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학교 통폐합 정책 등에 따라 1993년 가정초 박암분교장, 발산초 한덕분교장(1997년), 발산중(2002년), 남산초 발산분교장(2006년), 가정초(2009년) 등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1면 1학교'라는 최후의 선까지 무너져 학생들이 면 경계를 넘어 이웃 마을까지 통학하고 있는 것이다. 남산초 관계자는 "교육 당국이 소규모 학교를 대거 통폐합하는 바람에 그나마 남아있던 주민들도 자녀 교육을 위해 마을을 떠나며 인구가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