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택시의 대명사'로 일본 택시업계 역사를 바꿔 쓴 MK택시 창업자 유봉식(일본 이름 아오키 사다오·靑木定雄·88·사진)씨가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보도했다.

그는 1928년 경남 남해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16세 때 맨손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막노동하며 리쓰메이칸(立命館)대 법학부에 들어갔지만 생활고로 중퇴했다. 주유소를 경영해서 모은 돈으로 29세 때 교토에서 택시 10대짜리 미나미택시를 설립했다. 이후 가쓰라택시를 인수해 1977년 합병하면서 두 회사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 'MK택시'를 창립했다.

그는 '친절'과 '복지'로 승부를 걸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1960년대만 해도 일본 택시는 난폭했다. 하지만 MK택시는 "택시비에는 친절이 포함돼 있다"며 "택시를 탄 뒤 기사가 '감사합니다, 오늘은 ○○○기사가 모시겠습니다. 행선지는 ○○가 맞습니까? 잊으신 물건은 없으십니까?'라고 네 번 인사하지 않으면 승객이 요금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장애인을 우선 승차시키는 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친절운동을 펼쳐 일본 택시 업계의 풍토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업계에서 '풍운아'로 통했다. 1980년대 택시업계에서 이어지던 '동일지역 동일임금'에 문제를 제기하고 요금 인하를 당국에 요구해 12년간 법정 투쟁을 벌인 끝에 승리한 일은 지금도 일본 운수업계에 전설로 남아 있다.

그는 당시 택시기사들의 난폭운전이 판쳤던 배경에는 운전기사의 주택난이 있다고 판단하고 기사들의 사택 정비에 발벗고 나섰다. 1991년 아파트를 지어 장기 저리로 분양하기도 했다. 주택 문제가 해결되자 기사들의 근무태도도 좋아졌다. 택시 한 대마다 수익을 관리하는 독자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디자인을 강조한 제복도 도입했다. 1995년엔 미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세계 최고의 서비스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4년 고향인 경남 남해를 찾은 그는 당시 국위 선양과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리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