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처음 엄마가 된 해에 아들을 얻은 감격으로 자선 콘서트를 시작했어요. 어린 아들이 콘서트에 와서 소품도 옮겨주곤 했는데 벌써 중학생이 됐네요. 2년에 한 번씩 해온 콘서트는 벌써 7번째를 맞이했습니다."

배우 윤석화(61)가 13~18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국내 입양 기관과 미혼모 자립을 위한 자선 콘서트 '사랑은 계속됩니다 일곱 번째 이야기: 만남'을 연다. 작년 교통사고로 인해 갈비뼈 6대가 부러지고 치료를 받았던 윤석화는 회복 후 첫 공연 일정으로 자선 콘서트를 택했다. 공연과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은 전액 동방사회복지회와 애란원에 기부한다.

화려한 색의 운동화를 신고 온 윤석화는 "몸은 거의 회복됐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워 운동화밖에 못 신는다"면서 "연극쟁이들은 무대 아래에선 뛰어다녀야 하니까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그는 사고 2주 뒤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휠체어에 오른 채 연극 '마스터 클래스' 공연을 강행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주인공 마리아 칼라스의 심정이 절절히 느껴졌다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심지어 휠체어 버전이 더 좋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배우 윤석화는 “앞으로 남은 생은 배우로선 천천히, 나눔에 있어선 할 수 있는 한 무모하게 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요즘 연극이나 뮤지컬이 지나치게 젊은 층 위주로 흘러가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분주하게 사느라 대학로와 멀어졌던 50·60대 올드 팬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연극계 대모 박정자를 비롯해 뮤지컬 배우 최정원·전수경과 배우 박상원·송일국 등이 게스트로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이다. "자비로 콘서트를 제작하고 바자회를 위한 물건을 준비하는 과정이 사실 쉽지는 않아요. 윤석화가 공연한다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인기도 지나갔고(웃음)…. 티켓과 바자회 수익을 합해 적어도 3000만원은 마련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윤석화는 입양한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다. 40여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도 무대 밖에선 "연습하다가도 애들 밥해주러 갔다 온다"는 평범한 엄마다. "머릿속에 온통 '저녁 뭐 먹지' 생각뿐이에요. 나이 든 엄마라 같이 공도 못 차주지만 집밥은 꼭 먹이고 싶더라고요." 자선 콘서트를 지금까지 이어온 이유도 아이들 때문이다. "입양 기관과 인연을 맺으면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외국으로 보내지는지 현장을 보게 됐어요. 무엇보다 엄마가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게 미혼모부터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는 "단 한 명의 미혼모라도 아이를 잘 길러내고 사회적으로도 훌륭한 여성이 나온다면 편견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혼모 직업 교육을 위한 NGO를 설립하고 싶다"고 다음 목표를 밝혔다. "보통 공연이 끝나고 관객이 돌아가고 나면 허무함이 밀려와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했을까…. 그런데 자선 콘서트는 배우를 넘어서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일을 한 것 같다는 뿌듯함이 있어요. 앞으로 남은 생은 배우로선 조금 천천히, 나눔에 있어선 할 수 있는 한 무모하게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