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등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홍보를 위해 공짜 영화표를 뿌리는 것은 영화 제작사에게 손해를 끼친 것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무료 입장권을 놓고 영화 제작사와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벌인 소송전이 6년만에 마무리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명필름 등 23개 영화제작사가 “극장이 무료 입장권을 남발해 손해를 입었다”며 CGV와 메가박스·롯데시네마·프리머스시네마(현재는 CGV로 합병) 등 4개 극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불공정 거래행위의 거래 상대방이나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자와 불이익 제공 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국내 영화 수익 분배는 극장이 벌어들인 영화의 총 입장수입을 극장과 배급사가 일정 비율로 나눠갖는다. 이후 배급사가 배급수수료를 뺀 금액을 영화 제작사들에게 다시 배분한다. 총 입장수입에는 극장들이 홍보를 위해 발급하는 공짜 영화표는 제외된다.

이에 영화제작사·배급사들은 “극장들이 돌린 무료입장권만큼 입장수입에 손해를 입었다”며 지난 2011년 소송을 냈다.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불이익을 준 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1심 재판부는 공짜표를 발급하는 것을 불공정거래행위로 보고 29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제작사나 배급사 입장에서는 스크린을 확보하는 자체가 쉽지 않아 영화관과 대등한 지위에서 협상을 할 수 없고, 무료 입장권을 발급함으로써 특정 영화에 대한 유료 관객수가 감소하는 손실을 배급사와 제작사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무료입장권이 영화관람료보다 싸게 유통되는 시장까지 만들어져 있어 무료입장권을 구매해 영화를 보는 관객도 상당히 많이 포함돼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2심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극장이 배포한 무료입장권은 특정 영화에 대한 것이 아니라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에 대한 것”이라며 “무료입장권을 돌리지 않았더라면 모든 관객이 당연히 입장료를 주고 영화를 관람했을 것이라거나, 무료입장권 때문에 유료 관람객이 영화를 볼 수 없었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