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3시 35분쯤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 방청객이 드나드는 법정 문이 열리더니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이 법원 형사27부 김진동 부장판사와 배석 판사 두 명이 들어섰다.
417호 법정에선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노승일(41) K스포츠재단 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사진)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 담당 재판부는 이날 방청석에 앉아 10분가량 재판을 지켜본 뒤 자리를 떴다. 법원 관계자는 "법관들끼리 서로 재판에 들어가 보고 법정 내 언행이나 소송 관계인의 만족 여부, 충실 심리 여부 등을 체크하는 법정 모니터링 과정인 교차 방청을 한 것"이라고 했다.
최씨가 2015년 독일에 세운 회사에서 재무를 담당했던 노승일씨는 공판에서 "(최씨와 대화할 때) 보안 유지를 위해 삼성을 'S'로 표현했다"고 했다. 그는 또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로부터 '삼성은 치밀해서 삼성 돈을 먹으면 문제가 없다'는 최씨의 말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고도 했다.
노씨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유영하(55) 변호사와 설전을 벌이다가 "왜곡하며 질문을 던지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유 변호사도 "말조심하라"고 소리쳤다. 노씨는 최씨의 이경재(68) 변호사에게도 "그렇게 '최서원(최순실씨의 개명 후 이름)식'으로 사람을 매도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최씨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최씨는 불출석 사유서에서 '어지럼증으로 인해 방에서 넘어지면서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고, 특히 허리뼈와 꼬리뼈 통증이 심하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혼자 재판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공판이 길어지자 종종 목을 좌우로 젖혀 스트레칭을 하거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하품을 했다. 오전 9시쯤 서울구치소 호송 버스를 타고 법원에 온 박 전 대통령은 맨손목에 수갑을 찼던 과거와 달리 양 손목에 베이지색 손목 보호대를 착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