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은퇴해도 무조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이다."
미 메이저리그 MLB닷컴은 현역 타자 앨버트 푸홀스(37·LA에인절스)에게 이런 평가를 내린다. 푸홀스는 지난 4일 LA 홈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통산 '600홈런' 고지를 밟았다. 100년 넘는 MLB 역사에서도 푸홀스를 포함, 오직 9명만 갖고 있는 기록이다. 현역 중엔 푸홀스가 유일하다.
푸홀스의 기록은 수많은 '야구신'들이 거쳐간 MLB에서도 역대급이다. 200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한 푸홀스는 그해 타율 0.329, 37홈런, 130타점으로 '만장일치'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때부터 10년 연속 3할 이상, 3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10년 연속 이 기록을 유지한 선수는 MLB 전체를 통틀어 푸홀스뿐이다. 통상 홈런 타자라면 타율은 3할 미만에 머무는 경우가 많지만 푸홀스는 파워뿐 아니라 정확성까지 갖춰 완성형 타자란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3년엔 타율 0.359로 리그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기록이 더욱 빛나는 건 그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는 '청정 선수'라는 점이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이른바 '스테로이드 시대'로 불릴 만큼 선수들 사이에 금지 약물 복용이 성행했다. 이 시대에 활약한 통산 홈런 1위 배리 본즈(762개), 4위 알렉스 로드리게스(696개), 8위 새미 소사(609개) 등이 모두 약물 의혹을 받거나 실제로 쓴 증거가 드러났다. 푸홀스는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다.
배리 본즈는 36세에 홈런 73개를, 마크 맥과이어는 34세에 홈런 70개를 쳤고 모두 약물 사용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푸홀스는 10년 전부터 "약물이 검출된다면 잔여 연봉을 모두 반납하고 은퇴하겠다. 언제 어디서든 검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청정남' 푸홀스는 밖에서도 '존경의 대상'이다. 푸홀스의 아내 디드레는 전 남편과 낳은 딸 이사벨라를 데리고 푸홀스와 재혼했는데, 이 아이는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났다. 푸홀스는 '푸홀스 패밀리 재단'을 설립하고 이사벨라를 포함한 다운증후군 어린이를 위한 후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