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재벌 문제 해결을 위해 재벌 총수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에서 재벌 개혁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재호 의원이 "대통령이 재벌 총수의 대화 파트너로 적절하느냐"고 질문하자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공정거래위원장이 만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공정위에 대기업을 전담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공정위 권한을 강화하는 것에 우려가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며 "기업을 조사하더라도 몰아치는 방식보다는 과징금 부과 기준을 합리화하고 경제 분석 기능을 강화해 공정위의 법 집행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재벌 해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재벌 기업도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며 지배 주주의 사익 추구로 경제력이 오·남용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20여년 전 '재벌 해체'를 주장한 사실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공정위만 고발권을 갖는 전속고발제에 대해선 "현행 제도는 분명히 유지될 수 없다"면서도 "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국회와 협의해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모(母)회사 주주가 불법 행위를 한 자(子)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에 대해선 "비상장사인 자회사의 경우 외부 주주가 없어 지배 주주 일가의 책임을 물을 실효 수단이 없다"며 "기업 지배 구조 개선에 기여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기업분할명령제(독과점 기업을 강제로 분할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은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실천 방안은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바람직한 대안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대기업이 은행·보험사 등을 갖지 못하는 금산 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금산 분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키는 핵심 원칙이고 여당의 중요한 정강 정책"이라며 "다만 현실 적합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시민운동가 시절 중간금융지주회사(비금융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주장했던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공직에 왔기 때문에 개인 의견을 너무 보이지 않겠다"며 "(도입을 반대하는) 대통령 의견이나 당론과 배치되는 의견을 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