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발사대 보고 누락' 논란이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데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야권에선 "미·중이 얽혀 있는 민감한 안보 사안을 정교하게 관리하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시켰을 뿐 아니라, '발사대 4기 반입'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면 전문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4기 반입 정말 몰랐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일 기자들을 만나 "나를 포함한 대부분 국민은 (사드 발사대) 6기 중 2기만 실전 배치되고, 나머지 4기는 추후 반입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 국방부 보고를 받기 전까지 '4기 반입'을 몰랐다고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4기가 지난 4월 국내에 들어온 사실은 거의 모든 언론이 보도했다. 일반인들이야 몰랐을 수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최대 이슈였던 문제를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몰랐다면 그 자체로 문제다. 정 실장과 김기정 안보실 2차장 등은 대선 당선이 유력시되던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외교자문그룹을 이끌었다. 정 실장은 지난달 21일 안보실장에 임명되기 전에도 대통령 외교·안보 TF 단장으로 공식적으로 일해 왔다. 사드 반입 사실도 모른 채 문 대통령의 '전략적 모호성' 사드 해법을 추진했다는 얘기가 된다.

사드 본질은 발사대가 아닌데…

안보실이 '4기 반입'을 부각시키는 것과 관련, 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발사대 4기를 중국에 대한 '외교 지렛대'로 사용하려던 구상과 관련이 있다"는 말도 한다. 반입 시점을 조절해서 중국을 설득하려 했는데 그게 무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문제 삼는 것은 X밴드 레이더이지 발사대가 아니다. 중국은 성주에 배치된 레이더가 탐지거리 2000㎞의 전진배치용(FBR)으로 전환돼 자국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군 소식통은 "중국은 발사대와 요격 미사일은 4기가 더 있든 없든 아무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발사대는 미국의 관심사다. 발사대 반입이 늦어지면 주한미군 방어가 그만큼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군의 안전'과 직결되는 발사대 반입을 문제 삼는 것은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사대와 환경영향평가가 상관?

안보실은 연일 사드 발사대를 환경영향평가 문제와도 연관 짓고 있다. 마치 국방부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략 또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발사대 4기를 빼고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란 취지다. 하지만 국방부 측은 "발사대 4기가 추가 배치돼도 현재의 사업면적(10만㎡)이 그대로 유지된다"며 "4기가 배치된다고 면적이 더 늘어나지도 않고, 일반 환경영향평가 대상 면적 33만㎡에는 한참 모자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