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월호 반영구 추모공간 추진]

서울시가 30일 탄핵 반대 단체들이 서울광장에 세웠던 불법 천막 41개를 철거했다. 지난 1월 21일 천막 농성장이 들어선 지 129일 만이다. 서울시는 "22차례에 걸쳐 자진 철거를 요청했으나 무단 점유가 이어졌다"며 "광장 본연의 기능 회복을 위해 철거했다"고 했다. 광장은 시민을 위한 공간이다. 서울시 조례에도 서울·광화문광장은 시민의 여가 선용과 문화 행사에 사용하게 돼 있다. 불법 천막 철거는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세월호 단체가 서울광장 옆 광화문광장에 세운 불법 천막은 놔두고 있다. 이런 형평성 지적에 대해 "(세월호 천막은) 광장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치됐다"는 억지 발표까지 했다. 세월호 천막이 들어선 지 오늘로 1053일째다. 서울시는 한발 더 나아가 세월호 천막을 정비해 추모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세월호 단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광화문광장을 아예 무기한으로 점거하려는 모양이다.

지금은 세월호 인양이 완료돼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선체조사위원회가 활동 중이다. 세월호 인양 후 잠수함 충돌설과 같은 소문이 모두 괴담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비난하던 전(前) 대통령은 탄핵돼 감옥에 갔고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니던 정치인이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 대통령이 세월호 조사위를 또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한풀이도 끝낼 때가 되지 않았나. 세상 모든 일은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기 마련이다. 이미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