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미국의 펀드 투자자를 비교한 금융투자협회 발간 자료를 우연히 읽게 됐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펀드 투자자 비율은 2012년 50%에서 2015년 37.6%로 계속 쪼그라들고 있는 중이다. 반면 미국은 수년째 45%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증시가 연일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것은 똑같은 상황이지만, 상승장의 과실을 개인들이 챙기고 있느냐는 다른 문제였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개인들이 펀드 시장에서 계속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대신 개별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다행이련만, 개인들은 주식도 계속 내다팔고 있다.
펀드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텐데, 어쨌든 펀드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등돌리려는 투자자들에게 '타겟데이트펀드(TDF)'라는 상품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TDF는 미국인들이 노후 대비용으로 가입하는데 운용 규모만 1000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상품이 출시되어 삼성·한투운용이 판매하고 있다. KB운용은 7월쯤 출시 예정이다.
TDF는 전 세계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하는데,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예컨대 한투의 TDF는 약 14개의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데, 주식 투자 비중은 최대 85%에서 시작해서 35%까지 낮아진다. 즉 나이가 들수록 채권 비중이 높아지고, 주식 비중은 낮아지는 것이다.
TDF를 살펴보면 상품명에 2020, 2035, 2040 이렇게 숫자가 들어가는데, 이 숫자는 가입자의 은퇴 예상 시점을 뜻한다. 2020~2045까지 5년 단위로 구성돼 있다. '2045 TDF'는 2045년쯤 은퇴가 예상되는 사람을 위한 TDF인 셈이다. 그 때까지의 모든 자산 배분은 펀드가 알아서 해준다. 생업이 바쁜 일반인 입장에선 지금 어디에 투자해야 하고, 어디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재테크 귀차니스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지, 최근 만난 운용사 임원은 'TDF가 펀드시장의 지존이 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현재 TDF는 전체 규모가 1800억원 정도여서 많진 않다. 하지만 성과는 나쁘지 않다. 삼성운용에서 내놓은 '2045 TDF'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5%로 순항 중이다. 반면 '2020 TDF'는 1년 수익률이 7.5%로 절반 수준인데, 은퇴 시점이 가까워서 주식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2020년, 2025년 등 은퇴 시점이 와도 해당 TDF들이 소멸되진 않으며, 대신 채권 비중을 높인 상태에서 운용된다.
물론 TDF도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험은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기 때문에 손실 위험이 다른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또 은퇴 예상 시기에 크게 연연할 필욘 없다. 공격적인 성향이라면 현재 나와 있는 TDF 중에 가장 은퇴 시점이 먼 '2045 TDF'에 베팅해도 문제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