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 대표팀 돌풍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다. 이번 대회 2경기에서 이승우는 2골 1어시스트, 백승호는 2골을 기록 중이다. 유럽 명문 FC바르셀로나(스페인) 소속의 두 공격수가 보여주는 화려한 개인기와 슛에 팬들은 열광한다.

이 가운데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는 18세 공격수에게도 "골 수로는 평가할 수 없는 대표팀의 보물"이라는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주전 중앙 공격수를 맡는 조영욱(고려대)이다. 그는 기니전과 아르헨티나전 2경기에서 한국이 5골을 뽑아내는 동안 '0'골을 넣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부동의 원톱이다.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스트라이커 조영욱은 2차전까지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 팬들은 그의 헌신적인 모습에 엄지를 치켜든다. 지난 14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조영욱이 질주하는 모습.

조영욱은 아르헨티나전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공을 따내기 위해 거침없이 질주했고, 자신을 가로막은 상대 골키퍼와의 충돌도 무릅썼다. 기니전에선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골을 기록했지만,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골만 못 넣었지, 두 스타 선수 못지않게 돋보였다"는 것이 팬들의 평가다.

조영욱은 지금까지 팀 공격의 조연 역할을 했다. 상대 진영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좋은 위치의 동료에게 아낌없이 패스한다. 조영욱을 막으려다 이승우와 백승호를 놓치면 한국에 찬스가 났다. 공을 빼앗기면 다시 수비에 전념하는 강철 체력이다. 이승우는 경기 후 "(조)영욱이가 많이 뛰어줘서 내가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실 조영욱은 골 가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VAR로 골이 취소됐을 땐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월드컵에서 꼭 골 넣고 세리머니 하고 싶었거든요. 꿈을 이룬 것 같았는데…." 한국의 16강이 확정된 상황에서 '쉬고 싶지 않으냐'고 기자들이 묻자 그는 "남은 잉글랜드전에도 나가서 꼭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조영욱 어머니는 "남편이 아이 세살 때 세상을 떴지만, 아이는 꿋꿋하게 자랐다"고 했다. 조영욱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신경이 탁월했다고 한다. 대학 축구 선수 출신인 외삼촌이 재능을 알아보고 축구를 권했다. 어머니는 처음에 반대했지만, 초등학교 졸업 때 "엄마, 축구할 때 제일 행복해요. 이 길이라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아들의 설득을 이기지 못했다. 이후 조영욱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고, 명문 언남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했다.

그는 "이제는 내가 팀 중심 역할을 해보겠다"고 한다. "저도 주목받고 싶어요. 욕심을 부리진 않겠지만,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