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에 있는 매둔동굴 안에서 청동기 시대에 시신을 안치하기 전 불을 이용한 의식(매장의례)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동굴무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23일 연세대학교 박물관(관장 한창균)이 발굴하고 있는 강원도 정선의 매둔동굴 유적에서 청동기 시대 매장의례를 파악할 수 있는 동굴무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청동기 시대 유적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불과 매장의 관계를 나타내는 독특한 유형의 무덤이 처음 발굴된 것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매둔동굴에서 두께가 최고 18㎝인 청동기시대 재층 바로 위에서 매장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인골 2구가 발견됐다. 또 재층 속에서는 최소 두 명분의 사람 뼈 일부가 추가로 나왔다. 재층 위에서 확인된 유골 중 1호 인골은 머리를 동굴 안쪽에 두도록 안치됐으며, 두개골과 등뼈, 갈비뼈 일부가 남은 상태다. 2호 인골은 두개골만 있었다.
한창균 연세대 박물관장은 “재층 속에 있는 목탄의 방사선연대측정 결과 전체적인 시기가 기원전 12세기∼기원전 8세기로 나타났다”며 “두꺼운 재층으로 미뤄볼 때 시신을 묻기 전 불을 사용한 의식을 치렀을 가능성이 크다. 청동기시대 무덤 가운데 불과 관련된 흔적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무덤의 청동기시대 재층은 재의 색깔이 하얀색인 위쪽과 재가 회색인 아래쪽으로 구분되며, 회색 재층에서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조각과 청동기시대 돌화살촉이 함께 발견됐다.
한 관장은 “매둔동굴에 거주했던 청동기인들이 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과거 신석기 시대에 형성된 문화층의 상부 지점에 퇴적되어 있었던 빗살무늬토기 조각 등이 청동기 시대의 재층 안으로 뒤섞이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이행하는 동안 일어난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세대 박물관 측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 확보된 사람 뼈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시행해 주검의 성별, 나이, 체질 특성과 무덤의 성격 등을 밝히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