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버스와 대형 트럭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속도 제한 장치를 돈 주고 푼 사업주와 운전자 등 무려 241명이 적발됐다고 한다. 게다가 이런 불법 행위를 찾아내 단속해야 할 자동차검사소까지 한통속이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대형 버스와 트럭의 과속이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잦아 인명 피해가 커지는 마당에 속도 제한 장치까지 해제하고 달렸다니 내가 피해를 당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한편으로 의아한 생각이 든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1인승 이상 버스는 시속 110㎞를 넘으면 안 되고, 3.5t 이상 트럭은 시속 90㎞를 넘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 가보면 이런 속도 규정을 지키는 대형 버스나 트럭은 보기 힘들다. 속도 제한 장치를 부착하게 할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제조할 때 아예 그 이상은 속도를 낼 수 없게 하면 어떤가. 단속하고 처벌하느라 공권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차주들도 이중으로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은가. 무엇 때문에 150㎞도 훨씬 넘게 달릴수 있게 만들어놓고 속도 제한기를 부착하게 하는가. 앞으로 제작하는 대형 트럭과 버스는 운행 가능 최고 속도를 현재의 단속 기준에 맞춰 출시하도록 법령을 개정하기 바란다.